이 글에서 알 수 있는 것

1. 퇴직연금이 뭔지 아직도 모른다면
입사 첫 주, 인사팀에서 서류 한 장을 건넨다. "퇴직연금 DB형, DC형 중 선택해주세요." 이게 뭔지 모르면 그냥 체크하거나, 옆 선배 따라 하게 된다. 그런데 이 선택이 수십 년 뒤 퇴직금 규모를 수백만 원 단위로 갈라놓을 수 있다.
퇴직연금은 회사가 직원의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미리 쌓아두는 제도다. 2022년 4월부터는 퇴직 시 퇴직금이 무조건 IRP 계좌를 통해 지급되도록 바뀌었다. 300만 원 이하거나 만 55세 이후 퇴직이 아닌 이상, IRP 계좌 없이는 퇴직금을 받을 수도 없다.
정리하면 세 가지 유형이 있다.
| 유형 | 운용 주체 | 퇴직금 확정 시점 | 개인 추가납입 |
|---|---|---|---|
| DB형 (확정급여형) | 회사 | 퇴직 직전 평균임금 × 근속연수 | 불가 |
| DC형 (확정기여형) | 본인 | 운용 결과에 따라 달라짐 | 가능 (연 1,800만 원 한도) |
| IRP (개인형) | 본인 | 퇴직 후 연금 또는 일시금 | 가능 (연 1,800만 원 한도) |
2. DB형 vs DC형, 사회초년생에게 어떤 게 유리할까
DB형은 회사가 굴린다. 퇴직 시 받는 금액은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× 근속연수로 계산된다. 예를 들어 평균임금이 300만 원이고 5년 근속이면 1,500만 원이 확정된다. 투자 결과와 무관하게 이 금액이 보장된다는 점이 핵심이다.
DC형은 내가 굴린다. 회사가 연간 임금 총액의 1/12 이상을 내 계좌에 입금해주면, 거기서부터는 내 선택이다. ETF를 담을 수도 있고, 예금으로 묵혀둘 수도 있다. 잘 운용하면 DB보다 더 받을 수 있지만, 반대도 가능하다.
📌 사회초년생 판단 기준: 임금상승률이 높은 대기업이라면 DB형이 유리하다. 반면 중소기업이거나 이직을 고려한다면, 또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DC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. 단, DC형 → DB형 재전환은 불가능하므로 신중해야 한다.
사회초년생 입장에서 2~3년 차까지는 연봉 상승 폭이 클 가능성이 높다. DB형이면 퇴직 시점의 높아진 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하므로 유리할 수 있다. 하지만 이직을 자주 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. 직장을 옮길 때마다 퇴직금을 IRP로 이전해야 하고, 그 경우에는 근속연수가 리셋되어 DB형의 장점이 희석된다.
3. IRP는 왜 따로 열어야 할까
IRP는 퇴직연금 수령 전용 계좌이면서 동시에 절세 수단이다. DB형이나 DC형에 가입해 있어도 IRP는 별도로 개설할 수 있고, 오히려 그렇게 해야 세액공제를 극대화할 수 있다.
IRP에 개인이 자발적으로 납입하면 연금저축과 합산해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. 연봉 5,500만 원 이하라면 공제율이 16.5%로 적용된다. 이직할 때도 IRP 계좌로 퇴직금이 입금되므로, 미리 개설해두면 과세이연(세금 납부를 나중으로 미루는 것) 혜택도 누릴 수 있다.
은행, 증권사, 보험사 모두 IRP 개설이 가능하다. 수수료 구조가 금융사별로 다르고,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도 다르다.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바로가기에서 금융사별 수수료와 수익률을 비교해볼 수 있다.
4. 연봉별 세액공제 얼마나 돌려받나
IRP에 납입하면 연말정산 때 실제로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까. 연봉별로 직접 계산해봤다.
| 연봉 구간 | 세액공제율 | 연 300만 원 납입 시 환급액 | 연 900만 원 납입 시 환급액 |
|---|---|---|---|
| 5,500만 원 이하 | 16.5% | 약 49.5만 원 | 약 148.5만 원 |
| 5,500만 원 초과 | 13.2% | 약 39.6만 원 | 약 118.8만 원 |
사회초년생 연봉이 3,000~4,000만 원대라면 16.5% 공제율이 적용된다. 월 25만 원씩 넣으면 연간 300만 원 납입, 돌려받는 금액이 약 49만 원이다. 체감상 큰돈은 아닐 수 있지만, 같은 금액을 일반 계좌에 넣었을 때와 비교하면 구조 자체가 다르다. 운용 수익에 대한 세금도 인출 시점까지 이연된다.
단, 주의할 점이 있다. 중도 해지하거나 연금 외 형태로 수령하면 세액공제 받은 금액과 운용 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 16.5%가 부과된다. 목돈이 필요한 상황을 대비해 너무 무리해서 납입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.
5. 첫 직장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실수 3가지
① 아무거나 체크하는 실수. DB형과 DC형 중 선택하는 서류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. 위에서 설명한 기준을 보고 본인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. DC형으로 한번 바꾸면 DB형으로 되돌아가기 어렵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자.
② DC형 가입 후 운용을 방치하는 실수. DC형을 선택했다면 내 계좌를 내가 굴려야 한다. 아무것도 지시하지 않으면 디폴트 옵션(사전지정운용제도)에 따라 보수적인 상품으로 자동 운용된다. 30대까지는 주식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가 더 적합할 수 있다.
③ 이직 시 퇴직금을 IRP로 이전하지 않고 즉시 해지하는 실수. 퇴직금이 IRP 계좌에 입금되면 그 계좌를 해지하고 일시금으로 받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. 하지만 그러면 퇴직소득세를 즉시 전액 내야 한다.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30~40% 아낄 수 있다. 특히 이직이 잦은 2~3년차 시기에 퇴직금을 계속 해지하면 세금 누출이 반복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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